《이스케이프》 시리즈

연작 〈Escape〉는 현대 미술과 순수 과학의 접점에서 펼쳐지며 캔버스 회화, 사진, 결정 구조의 기하학, 그리고 루미네선스(발광) 현상을 결합합니다. 이 작업의 출발점은 모니카 바나트(Monika Wanat)의 예술적 실천과 구조화학 및 결정학 분야의 연구 배경에 있습니다.

이 연작의 작품들은 정적인 대상으로서의 회화 개념을 거부합니다 — 작품의 수용은 빛, 감상자의 움직임, 그리고 변화하는 관찰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하나의 과정입니다.

영감의 원천은 결정의 X선 연구입니다. X선이 결정에 닿으면 회절이 일어나고, 검출기에는 다양한 강도를 지닌 밝은 반점들의 규칙적인 패턴이 기록됩니다. 이러한 이미지만으로는 분자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아직 보여주지 못합니다. 일련의 이러한 촬영 데이터와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수학적 계산을 거쳐야만 비로소 분자의 3차원 모델을 복원해낼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에서 이 과정은 우리가 타인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은유가 됩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차갑거나, 난해해 보이는 것들도 시선을 바꾸고 맥락을 이해하면 비로소 온전한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겉으로 드러난 불명확함 이면에는 종종 질서가 숨어 있으며, 그것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기만 하면 됩니다.

작품은 빛과 감상자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가까이에서, 멀리서, 다양한 각도로 움직이며 감상할 때 가장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예술가의 눈으로, 과학자의 눈으로, 혹은 미술 애호가의 눈으로 바라보아도 좋습니다. 모든 시선은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며, 더 오래 바라보고 시점을 더 자주 바꿀수록 더 많은 것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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